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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대한민국 과학기술 미래전략 (신성철) - 김영사

야곰야곰+책벌레 2022. 2. 1. 2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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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나라는 지난해 선진국 지위를 획득했다. 1964년 UNCTAD(유엔 무역 개발회의) 설립 이래 최초로 개발도상국에서 선진국 지위를 인정받는 나라가 되었다. 한강의 기적이라고 불리는 우리나라의 발전은 여러 개도국들의 롤 모델이 되었고, 이제는 그들의 발전을 위해서 노력하고 있다. 이제는 선두 그룹에서 새로운 길을 만들어가야 한다. 우리나라 과학기술의 미래엔 어떤 전략이 필요할까?

  한일 무역전쟁으로부터 미중 무역 분쟁은 세계는 이미 기술패권주의로 흘러감을 알 수 있다. 지금 시대 어떤 일을 해야 하는지 고민해볼 수 있는 이 책은 김영사의 지원으로 읽어볼 수 있었다.

  4차 산업 혁명의 시대로 들어서면서 디지털로의 전환은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되었다. 그리고 갑자기 나타난 코로나19는 디지털로의 전환을 강요했다. 많은 산업은 비대면으로 바뀌면서도 연결되었다. 화상회의와 화상 교육 그리고 재택근무 등이 자연스럽게 일상이 되었다. 'ontact'는 이제 트렌드가 되었다. IOT, AI, Big Data 등의 기술은 중요해졌고 더불어 친환경과 우주로 향하는 기술은 산업의 명운이 걸려 있기도 하다.

  빠르게 선진 기술을 익히던 그동안의 산업 구조로는 앞으로 살아남기 쉽지 않다. 기술패권주의와 더불어 승자독식은 더욱더 심해질 것이기 때문이다. 몇 해전 일본이 기초 기술로 우리나라 산업 전반을 흔들려고 한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앞으로 이런 일은 점점 더 심해지고 있다. 중국은 자본으로 여러 나라의 경제를 흔들려고 했지만 미국은 특허권과 핵심 기술 수출 금지를 함으로써 중국을 압박하고 있다. 21세기 모든 나라는 기술 독립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제 우리나라는 선진국다운 과학기술 거버넌스를 만들어야 한다. 대기업 중심의 발전을 해온 우리나라에 모든 자본은 대기업에 집중되었고 기술 또한 기업 간 중복 투자로 인한 효율이 낮아지고 있다. 무엇보다 회사의 운명이 나라에 너무 큰 영향을 미치게 되었다. 많은 정치가들이 과학에 대한 정책들을 내어 놓고 있지만 일반인들의 빅 사이언스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기 때문에 지금까지처럼 단기적인 성과에 집중하게 된다. 많은 과학자들이 현실과 동떨어진 정책이라고 입을 모아 얘기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노무현 정부 시절의 과학기술부총리 제도는 좋은 제도다. 백악관 직속 과학기술정책실처럼 국가 과학기술 정책과 연구개발비 투자를 통합 관리하여야 한다. 그리고 산, 학, 연의 각자의 역할을 제대로 해낼 수 있도록 해야 한다. 학교에서는 새로운 발견을 연구소에서는 응용 가능성을 산업체에서는 제품으로의 가능성을 진행해야 한다. 각 역할 별로는 뛰어넘기 어려운 강들이 흐르고 있다. 모든 것을 기업이 한다는 것은 굉장한 부담이다. 미국만 보더라도 우주항공을 연구하는 NASA와 의료를 책임지는 NIH가 있다. 이번 코로나 시국에 화이자와 모더나가 빠르게 백신을 만들어낼 수 있었던 것은 NIH의 방대한 자료를 사용했기 때문이라는 얘기도 있다.

  이제부터 미래기술은 가보지 않은 길을 가는 것이다. 하나같이 빅 사이언스다. 우리는 계속해서 패스트 팔로워 스탠스를 취하면 발전해 왔기 때문에 돈이 되지 않은 기술에 대한 반감이 심하다. 정책도 하나 같이 다음 세대의 먹거리에 대한 문제다. 반도체가 1위고 배터리 산업을 주도하더라도 우리나라에게는 핵심 기술은 여전히 부족하다. 삼성은 반도체 에러 검증 회로 때문에 미국 TI에 연간 1조 가량의 로열티를 주었고, 지금의 리튬 배터리를 처음 만든 것은 일본의 과학자들이다. 누군가는 핵심 기술을 만들어 줄 것인데 우리는 돈만 되는 것 하면 돼.라는 생각을 한다면 우리나라의 산업은 풍전등화일 수밖에 없다.

  미국이나 중국처럼 거대한 산업구조를 가지고 있지 않다면 EU처럼 공동 연구에 대해서도 고민해야 한다. 앞으로의 기술은 천문학적인 자본을 투자해야 한다. 모든 것을 잘할 수는 없다. 내가 가장 잘하는 분야를 만들어서 다른 나라와 서로 협력할 수 있는 위치에 서야 한다. 한국의 핵융합 기술은 가장 좋은 예다. 기술력만으로 ITER(국제 열핵융합 실험로)에 참여할 수 있게 되었다. 실패해도 누리호를 발사해야 한다. 미국의 아르테미스 플랜에 10번째 국가로 참여하게 된 것은 좋은 기회다. 이제는 패스트 팔로우가 아니라 선진국들과 상호 보완할 수 있는 위치를 꾸준히 유지해야 한다.

  이제부터는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산업을 대해야 한다. 하지만 더 먼저 풀어야 하는 것은 미래 산업에 대한 인식 변화이다. 현재 한국 사회는 여유가 없다. 당장 눈에 보이지 않는 것에 투자하는 것을 낭비라고 생각한다. 핵융합에 투자하는 것, 로켓에 투자하는 것에 부정적인 시각이 많다. 당장 내 집 앞에 건물 지어주는 것은 좋아한다. 삶에 당장 득이 되는 듯한 정책은 좋을 수밖에 없다. 하지만 멀리 보고 투자하는 정책 또한 이해해 주면 좋을 것 같다.

  선진국이라는 단어에 환호만 하지 말고 선진국다운 산업으로 전환하기 위해 우리의 선입관도 함께 바꿔야 하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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