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 (서평+독후감)/동화 | 어린이

나는 강물처럼 말해요 (조던 스콧, 시드니 스미스) - 책읽는곰

야곰야곰+책벌레 2021. 11. 4. 1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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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책은 아내가 구입을 할까 말까 고민하던 책이었다. 김영하 북클럽 10월 도서로 선정되면서 다시 한번 관심을 두게 되었다. 어떤 책일까 한 번 펴봤는데 그 자리에서 다 읽어 버렸다. 동화책이기 때문에 금방 읽힌다.

  처음 읽을 때는 '강물처럼 얘기한다'라는 것이 뭘까라는 생각을 계속했던 것 같다. 

  아이는 말을 더듬기 때문에 발표시간에 자신의 얘기를 제대로 할 수 없었다. 입 밖으로 나오려는 낱말들이 서로 뒤엉켜 결국 한 마디도 못하게 된 것이다. 마중을 나온 아빠는 침울해하는 아이를 보고는 강으로 데려가서는 그냥 강가에 말없이 둔다. 그러곤 얘기한다.

강물이 어떻게 흘러 가는지 보이니?
너도 강물처럼 말한단다.

  아이는 이 말을 이해했을까? 한참을 서서 생각했다. 단순히 자연에 아이이 마음을 동화시켜 위로를 전하고자 했던 큰 의미 없는 말이었을까? 아니면 서로 엉키고 설키면서 결국엔 흘러가는 강물이 아이의 머릿속에 쏟아져 나오다 부서져 버리는 말들을 생각하며 해준 말일까? 그렇다면 아빠도 분명 말을 더듬었던 경험이 있었겠지..

 이 책은 작가의 경험을 바탕으로 적었다고 한다. 작가의 아버지도 '너는 강물처럼 말한다'라고 해줬다고 한다. 어떤 마음으로 위로를 받았을지는 모르겠지만 아마 성인이 된 뒤 작가 본인의 마음을 담아 적어 내려갔을 것이다. 아이는 분명 묵묵히 위로해준 아빠의 사랑에 치유되었을 것이고 작가는 그런 아빠가 되어 보자고 이 책을 아이에게 읽어 줄 부모들에게 은연중에 흘리고 있는 것 같다.

  작가의 아버지처럼 아이의 상처에 대해 흘러가듯 위로를 건넬 여유와 아량이 나에게는 아직 없나 보다. 누구보다 상처 받을 사람은 본인일 텐데, 잘 되라는 말로 포장하고 상처를 건드리고 있는 건 아닌지 반성해 보는 시간을 가져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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