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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빵으로 읽는 세계사 (이영숙) - 스몰빅인사이트

야곰야곰+책벌레 2021. 10. 11. 0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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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말 아침이면 어김없이 빵으로 아침 식사를 대신하게 된다. 가볍게 시작하라 수 있기도 하지만 아이들이 너무 좋아하기 때문이다. 아들은 이제 주말에 아침이 빵이 아니면 실망하기까지 한다. 빵은 인류 문명과 함께 했다. 빵만큼 조리하기 쉬운 음식도 그렇게 많지 않았을 것이다.

  빵으로 이어지는 세계 역사를 적은 <빵으로 읽는 세계사>는 스몰빅인사이트 출판사의 지원으로 읽어 볼 수 있었다.

  빵의 역사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길다. 인류 최초의 도시라고 얘기하는 <우르>에도 기록이 남아 있다. 역사를 따라 올라가면 수메르 인들 조차 빵을 먹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결국 빵은 인류와 늘 함께 였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최초의 빵은 우리나라 전처럼 일반적인 곡물의 반죽을 넓게 펴서 구워낸 <플랫 브레드>였다. 그 당시에는 효모나 발효 같은 것을 알 수 없었기 때문에 딱딱히 더라도 먹을 수 있는 주식이 되었던 것이다. 빵은 우연히 효모로 인해 발효가 되었을 것이고 이를 알게 된 인류는 발효된 빵의 일부를 떼어 놓았다가 다음 빵의 발효에 이용했을 것이다. 그것은 지금의 부드러운 빵의 시작이었다.

  빵은 사실 서민의 음식은 아니었다. 빵을 만들기 위해서는 곡물이 있어야 했고 제분소가 필요했으며 제분소를 사용하는 이용료가 필요했다. 뿐만 아니라 빵을 굽기 위해서는 화덕이 필요했고 서민들을 위한 공용 화덕이 있었다. 이 또한 이용료를 지불해야 했을 것이다. 화덕을 운영하기 위해서는 나무도 필요했는데 영토 안에 모든 것이 영주의 것이었던 시절이라 서민들에게 빵을 굽는다는 것은 사치에 가까웠을지도 모르겠다.

  빵은 나라를 건너가며 변화하였고 그 시절의 역사를 책은 같이 설명하고 있다. 포르투갈이 전달해준 마카오의 에르 타르트 일본의 카스텔라는 현지화를 거쳐서 지금의 모습을 갖추었다. 그리고 포르투갈의 이런 영향으로 전 세계에는 영어인 <브레드> 대신에 포르투갈어 인 <팡>을 어원으로 사용하는 나라가 많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유럽인들은 아메리카 대륙을 발견하고 침범하면서 천연두와 같은 질병을 함께 가져다주어 원주민 90%를 죽음으로 내몰았다. 서강 세력들은 보석에 눈이 멀어 원주민들을 분열시키고 그들을 죽이고 약속도 지키지 않았다. 세계의 역사를 보면 서강 열강들의 잔인함과 그들의 이룬 역사의 부가 약탈의 역사임을 알수록 그들에 대한 아련했던 존경마저 사라지게 된다. 그러면서 오직 기술과 노력으로 선진국 대열에 들어서고 있는 우리나라의 위대함을 느끼게 된다.

  빵과 역사라는 독특한 연결고리가 재미있는 책이었다. 초반에 나오는 길가메시 서사시라던지 메소포타미아인의 얘기는 플랫 브레드와 잘 엮여서 특히 재미있었다. 멕시코의 아픈 역사를 보며 서부 열강들의 잔인함을 다시 한번 느낄 수 있기도 했다. 중간중간에 빵과 크게 엮이지 않은 역사도 있었지만 큰 맥락으로 살펴보면 이야기를 이어나가는 배경 지식일 수도 있어서 그렇게 동떨어진 얘기는 또 아니었다.

  빵에 대한 에피소드를 읽으면 <빵>의 어원도 알 수 있었고 유대인의 베이글이 왜 뉴욕의 대표 브런치가 되었는지도 알 수 있었다. 피자에 토마토와 감자가 올라간 것이 그렇게 오래되지 않았음도 신기했다. 음식은 곧 문화이기 때문에 문화의 흐름처럼 음식도 흐르고 조합되었다. 빵의 이야기에 곁들인 역사가 궁금하다면 가볍게 읽어 볼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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