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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엄치는 인류 (하워드 민즈) - 미래의 창

야곰야곰+책벌레 2021. 8. 31. 22: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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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골에서 자란 나는 물 하고 꽤 자주 만나는 편이었지만, 동시에 빠져 죽을 수 있다는 공포의 대상이기도 했다. 부모님 세대에는 익사 사고가 그렇게 낯선 것이 아니었는가 보다. 나도 굴삭기가 파놓은 곳 부분적으로 깊은 곳에 빠져 들어가 본 적이 있어서 그 공포는 조금 알 것 같다. 그래서 나에게 물은 공포가 전혀 없을 수는 없다.

  아니 플라톤은 왜 "수영할 줄 모르는면" 지식인이 아니라고 했을까. 이 의문을 풀 수 있도록 미래의 창 출판사에서 지원을 해 해 주었고 읽어볼 수 있었다.

  수영이라는 단어는 지구의 70%를 차지하는 물과 함께 살아가는 인류에게는 떼어 놓을 수 없는 존재다. 문명의 태초에는 생존의 문제와 생업의 문제였을 것이고 제국의 시대에는 전쟁의 수단 중 하나가 되었을 것이다. 현대에 이르러서는 취미나 운동이 되었다.

  인류는 물과 아주 친하다. 태어날 때까지 어머니의 양수 속에서 자라며, 6개월이 지나지 않은 아이는 물에 들어가면 저절로 수영을 하게 된다. 고대에는 물을 신성 시 하기도 했으며 수영하는 것들을 벽화로 남겼다. 이런 물에 대한 좋은 감정은 고대 그리스 사람들이 옷을 벗고 알몸으로 수영하는 것을 부끄러워하지 않았으며 로마인들은 아예 수영장을 만들었다. 그런 그리스 철학자인 플라톤이 '수영을 하지 못하는 자'는 '지식인'이 아니다고 말했을 법한 것 같다.

  로마가 멸망하고 로마의 수로 기술이 닿지 않은 많은 공중목욕탕들은 오염되어 갔으며, 질병의 근원지가 되었다. 그리고 흑사병으로 인해 유럽은 1억 명이 넘는 사람이 죽었다. 심지어 청교도가 득세하면서 예의와 갖춰 입는 것에 엄청나게 엄격해졌다. '고상함'의 추구는 인간을 수영을 할 수 없게 만들었다.

  수영을 배우지 못한 사람들로 인해서 익사 사고는 인간의 죽음 중에 많은 비중을 차지하게 되었다. 생존을 위해서라도 수영이 필요하다고 역설하는 사람들이 늘어났다. 수영을 하기 위해서는 의복부터 바뀌어야 했다. '고상함'을 추구하는 인간이 갑자기 알몸으로 수영을 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이런 격식으로부터의 해방은 많은 어려움이 있었지만 한번 풀어지기 시작한 '해방감'은 걷잡을 수 없었다. 

  오늘날의 수영은 스포츠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더 빨리 를 목표로 과학적인 훈련과 수영복 식단 관리 등을 이루고 있다. 하지만 교육으로서의 수영은 얼마나 발전했을까라고 저자는 질문을 한다. 수영은 스포츠이면서도 생존을 위해서 반드시 배워야 하는 것이다. 미국에서는 여전히 백인보다 흑인의 익사사고가 많다. 여성의 수영장 사용이 제한되던 시절에는 여성의 익사사고도 많았다. 생존에 필요한 기술마저 생계 수준에 의해서 차별을 받고 있는 것이다.

  나도 아이들만큼은 수영을 배우게 했었다. 코로나로 수영을 못하게 되었지만.. 나 역시 때가 되면 수영을 배워야겠다는 생각은 하고 있다. 물에 대한 공포를 이기려면 역시 수영을 배워야 한다는 생각이다. 그리고 초등 교육에 수영이 필수가 되면 좋을 것 같다. 인근 수영장과 연계를 하더라도.. 독일처럼 말이다.

  이 책은 수영의 긴 역사와 수영에 대한 인식의 변화와 더불어 인류에 수영이 어떤 혜택을 주는지 얘기하고 있다. 더불어 수영에서 마저도 소외된 사람들이 있음을 인식하게 해 주었다. 수영은 이제 하나의 스포츠로 자리매김했지만, 수영의 본래의 의미를 가지기 위해서 교육에 대해서도 더 노력을 필요함을 알 수 있게 해 주었다. 헤엄치는 인류의 역사가 궁금하다면 가볍게 읽어볼 만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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