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본식 펜홀더 → 중펜
포기해야 하는 것
-. 통판 히노키의 안정적인 감각 (어떤 러버를 사용해도 폭 감싸 안아주는 느낌)
-. 통판에서 나오는 무시무시한 위력
-. 그립의 안정감
얻는 것
-. 다양한 블레이드(자신의 스타일에 맞춤 가능, 용품병 주의)
-. 백핸드 선제공격
-. 백사이드 깊숙이 빠지는 공에 대한 아슬아슬한 수비 - 세이크 → 중펜
포기해야 하는 것
-. 그립의 안정성
-. 백핸드의 안정적 블록
-. 강력하면서도 안정적인 백핸드 기술
얻는 것
-. 멋
-. 재미 (그대가 중펜에 빠진다면..)
-. 감각 (그대의 중지가 튼튼하다면..)
-. 잡다한 기술 (그대가 센스쟁이라면..)
중펜에 가장 적응을 잘하는 사람은 일펜을 치던 사람들이다. 셰이크를 치다가 멋에 빠져 중펜을 든다고 해도 셰이크보다 나은 점이 그다지 없다. 중펜에서 할 수 있는 기술은 셰이크로 더욱 쉽게 할 수 있다. 중펜의 모든 기술은 셰이크와 같은 선상에 있지만 항상 더 어렵게 습득해야 한다. 게다가 부상의 위협마저 존재한다. 굳이, 조금 더 수월한 게 있는지 찾아본다면 횡회전은 넣기 쉽고(어쩔 수 없이 들어가고) 치키타나 대상 플레이 시 짧게 잡은 그립 덕분에 조금 더 수월하고 민감하게 반응할 수 있다는 것이다.
승리를 위한 플레이를 원한다면 시작부터 셰이크를 하는 것은 분명 옳은 선택이며 대다수의 선수들이 셰이크를 들고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그런데도 많은 생체인들이 중펜을 들고 있다. 이유는 바로 '재미'에 있다고 생각한다. 나 또한 그런 이유로 중펜을 들고 있었다. 셰이크를 쳤기 때문에 중펜의 이면 기술이 어렵지 않았다. 단지 많은 면적을 손가락이 가리기 때문에 셰이크만큼의 안정성은 찾기 힘들었다. 각을 만드는 것은 중펜 사용자의 최대 숙제다.
그래서 중펜을 하고자 한다면 거의 반하는 수준의 재미가 있어야 한다. 잠깐의 외도는 모르겠지만 다짜고짜 덤비면 어느 순간 셰이크로 돌아가게 된다. 시간 낭비일 뿐이다.
그렇다면 중펜을 잘 치기 위해선 어떤 작업이 필요할까.
1. 중펜은 첫째도 둘째도 셋째도 그립이다.
중펜 사용자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자신만의 그립을 찾는 것이다. 전면 기술과 뒷면 기술의 사용 빈도에 따라 자신만의 그립을 만들어야 한다. 혹은 빠르고 안정적인 그립 전환을 연습해야 한다. 그립이 전부다라고 말할 수도 있다. 잡을 때마다 불편한 기술이 생기다 보니 도대체가 맞는 그립이 존재하는가?라는 고민에 빠지기도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자연스레 익숙해지게 됩니다.
2. 이면 드라이브는 그저 백핸드 기술일 뿐
셰이크나 중펜이나 뒷면을 이용한 기술은 그저 하나의 백핸드 기술일 뿐이다. 중펜이라고 해서 왕하오와 같은 백핸드 드라이브가 나올 거라고 생각하는 것은 큰 오해다. 셰이크에서 백핸드 드라이브가 되지 않으면 중펜에서도 할 수 없다. 모든 것은 순리대로 구사되는 기술일 뿐인 것이다.
3. 뱀처럼 휘는 드라이브는 중펜 만의 것은 아니다.
중펜에서 가장 멋있는 장면은 엄청나게 휘어가는 드라이브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어떤 용품으로든 그것은 가능한 기술이다. 중펜은 기본적으로 가능하지만 오히려 정확한 스핀을 만드는 게 어렵다. 어렵게 들어가는 공은 반구 되었을 때 더 어려운 공이 되어 있기 때문에 뱀처럼 휘는 드라이브가 항상 좋은 것은 아니다.
4. 왕하오의 극단적인 이면 공격은 숙명이다.
왕하오는 백사이드의 공을 대부분 스핀을 걸어 넘긴다. 이것은 현대 탁구의 숙명이면서도 중펜의 숙명이다. 중펜은 백핸드의 숏 기술이 부족하기 때문이다(이건 어디까지나 왕하오식 중펜의 문제다). 마린식이라면 걱정이 없지만 왕하오식이라면 뒷면의 각을 만드는 것이 어렵기 때문에 각을 만들지 않고 임팩트로 채주는 플레이를 하게 된다. 이것은 중펜을 쓰는 고수가 되면 반드시 해야 하는 기술이다. 그렇다고 생체 초보가 해야 하는 건 아니라고 생각한다.
5. 포핸드의 강력함과 백핸드와의 유기적인 연결
이것은 모든 탁구 기술의 기본이라고 할 수 있다. 결국 풋워크의 문제다. 그래도 중펜이라면 자잘한 재미를 느끼는 부분이 많다. 독특하기 때문에 더 그런 면이 있다.
6. 결국은 희귀하기 때문에 재밌다.
중펜 사용자는 결국 관종이거나 마이너 감성의 소유자라고 할 수 있다. 나 또한 남들이 많이 하는 것을 굳이 하고 싶어 하지 않는다. 어쩌면 탁구라는 종목을 취미로 삼은 것부터가 그럴지도 모르겠다. 남들이 꺼려하는 것을 하는 것도 하는 편이고 무난한 것보다 난도가 높은 쪽의 것을 하는 것을 좋아한다.
게임을 할 때도 어렵고 귀한 캐릭터를 하는 편이다. 그리고 소수의 사람들이 서로를 더 잘 이해한다. 그런 끈끈함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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