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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각을 익히는 건 발전을 위한 준비 (2012.01.28)

야곰야곰+책벌레 2023. 9. 18. 1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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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도 수비수를 해보려고 마구 들이대고 있다. 근데 이상하게 수비를 연습할수록 기존 기술들이 더 잘되는 이상한 상황이 발생하고 있다. 커트를 연습하고 있는데 드라이브가 잘되다니 게다가 백핸드 드라이브가 훨씬 좋아졌다. 곰곰이 생각해 보니 탁구의 감각이라는 게 공통분모가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커트주전형이라고 해도 백핸드 커트만 하고 놀던 나에게 이 연습이 무슨 도움이 되었을까 싶지만 커트라는 것 자체가 공을 기다리고 기다리고 기다리다 촤락~ 하고 자르는 것이다. 드라이브할 때 그렇게 안되던 기다리고 기다리다 공을 채여하는 것이 되게 된 것이다. 커트가 성질을 죽이는 연습이 되었나 보다. 그리고 예전에 어느 분이 말씀하시길 드라이브는 자세보다 감각을 먼저 익히는 것이 때론 더 낫다고 하셨는데, 그게 무슨 말인지 알 것 같다.

"사람이 다 다르게 생겼는데, 너 보고도 이래라 다른 사람 보고도 이래라.. 하는 게 맞다고 생각하니?"

라고 관장님도 말씀하셨다. (사실 관장님은 자세에 대해 크게 뭐라 하지 않는다. 대신 눈과 다리에 대해선 엄격하다.) 

나는 백핸드에서 클릭감이라는 것을 먼저 느꼈다. 클릭감이라는 것은 드라이브를 강하게 챌 때 공이 러버에 딸깍하고 걸리는 느낌을 말한다. 최근에는 포핸드 드라이브에서도 종종 느끼고 있다. (사실 포핸드에서 먼저 느끼는 게 보통의 경우다) 제니우스에 완전히 적응하고 나니 드라이브할 때 공이 러버에 '턱!'하고 걸리는 느낌과 '팡!'하고 나가는 느낌 모두 받을 수 있게 되었다. 칼리브라 LT+때는 '턱!' 느낌 밖에 받질 못했는데 말이다.

이런 감각은 백핸드 드라이브에도 바로 적용되었다. 결국 포/백 드라이브의 감각들이 상호보완 하고 있었다. 자신도 느끼지 못할 정도로 천천히 말이다. 제대로 걸면 어떤 감각이 드는지 알고 나니 그것을 찾기 위해 자세들이 교정되기 시작되었다. 백핸드 드라이브를 처음 볼 때 이해할 수 없었던 것들이 이제는 나도 모르게 그러게 치고 있다. 나도 느끼지 못하는 사이에 감각을 따라 자세를 수정하다 보니 자연스레 그렇게 되었다.

아직은 초보인 내가 말할 수 있는 건, 포/백 드라이브 시 감각은 다르지 않고 하체의 사용도 별반 다르지 않다는 것이다. 어느 한쪽만 제대로 하게 되면 반대편은 길을 찾기 쉽다. 잘 치길 바라고 고민하고 노력하다 보면 자연스레 자세가 잡혀간다는 얘기를 하고 싶었다.

나의 드라이브에 대한 생각은 이렇게 변했다.

레벨 1. 공을 감아줘야 해!
레벨 2. 한 시, 두 시 방향을 얇고 강하게 채 줘야 해
레벨 3. 드라이브는 두텁게 쳐야 한다는데... (슬럼프)
레벨 4. 드라이브는 두텁게 치되 하체 운동으로 상승운동을 만들어줘야 해
레벨 5. 회전 적은 공에 대해 오버 미스 다량 발생 (슬럼프)
레벨 6. 오른발에서 왼발로 바로 체중이동하는 운동.
            오른발이 바닥을 밀며 상승 운동..

그분이 올 때까지 무한 반복하며 노력하는 수밖에 없는 건 어쩔 수 없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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