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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블레이드는 발트너 티타늄 (2010.08.28)

야곰야곰+책벌레 2023. 8. 18. 1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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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처음으로 제대로 된 블레이드를 구비한 것은 대학교 동아리 때였다. OB 선배의 세이크 플레이에 감동받아 구매했었는데 탁구 용품이 비싸다는 건 그때 처음 알았다. 그리고 동아리 라커에 넣어 두었던 블레이드는 누군가에게 도난당했다. 그렇게 세월이 지나 두 번째 블레이드를 산 건 회사에 입사한 후였다. 게르게리였던 것 같다. 이것도 회사 경비실에 두고 쳤는데 누군가 가져갔다. 경비 아저씨에게 CCTV 보여달라고 애원했지만 경비실 입구는 CCTV로 보이질 않았다. 그렇게 한동안 탁구를 치지 않다고 다시 시작해야겠다고 생각하고 맨 처음 샀던 프리모라츠 카본을 구입했다.

  레슨을 시작하게 되면서 새로운 마음으로 새 용품을 구비하고 싶어졌다. 사실 부족함이 없는 용품이었지만 지름신을 가로막을 순 없었다. 용품에 대한 지식도 얼마 없던 시절 대구 시대에 있다는 DONIC 대리점에 들러 '발트너 티타늄'이라는 블레이드를 샀다. 발트너라는 위대한 선수와 티타늄이라는 신소재의 결합은 나에게 호기심을 끌기에 충분했다. 하지만 DONIC 공식 홈페이지에도 없는 이 블레이드는 한국에서 자체 제작한 것이었다. (지금 산다 하면 닛타쿠 바이올린을 살 거다)

  이 블레이드는 통통 거리는 소리가 좋다. 카본을 사용한 여타 블레이드와 다른 느낌이다. 그렇다고 순수 합판 블레이드와도 다르다. 조금 더 날카로운 음이다. 굳이 적어 보자면 챙챙. 하지만 스윗 스팟을 벗어나면 여지없이 턱턱 소리가 난다. 특수소재를 사용했음에도 스위트 스팟이 좁은 것 같다. 굳이 정신 승리 해보자면 나의 임팩트를 확인할 수 있다 정도? 

  사람들이 즐겨 쓰지 않는 용품이라 희소성이라는 건 있다. 그냥 그것뿐이다. 그래도 이걸로도 탁구는 칠 수 있으니 실력에만 신경 쓰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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