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학은 세상을 이해하려는 학자들의 노력의 산물이면서 괜히 어려워 보여 시작도 하기 전에 포기를 하기 만드는 녀석이기도 하다. 세상은 사칙 연산만 하면 살아가는데 큰 무리가 없고 공업적 지식이 약간 가미되더라도 그렇게 깊이 있는 수학이 필요하지는 않다. 진정으로 전공을 살릴 때에 필요한 듯하다. 게다가 어렵다. 수학의 재미를 느끼는 사람은 퍼즐을 맞춰가는 듯한 체계적인 감각과 딱 맞아떨어지는 정답을 좋아하는 사람들일 것이다.
수학에 어떤 기쁨이 있을지 어떻게 풀어갈지, 과연 수포자는 이 이야기를 즐길 수 있을지 궁금한 이 책은 김영사의 지원으로 읽어볼 수 있었다.
모든 과학자가 그렇지는 않지만 많은 과학자들은 세상을 수식 안에 가두고 싶어 한다. 그 어려움을 잘 알고 있으면서 그 어려움을 즐긴다. 마치 철학자가 사유를 하듯 과학자들은 수식을 풀어낸다. 피타고라스의 "모든 것은 수다"라고 말은 학자들이 얼마나 세상을 알고 싶어 아는지 알 수 있다. 행성의 움직임도 세상에 울리는 소리도 수식으로 나타내라고 했다. 수학은 예지력을 가지고 싶은 인간의 과학적 접근의 산물이 아닐까 싶기도 하다.
피타고라스의 정리가 세상에 나온 이후로 수학의 파급력은 대단했다. 산의 높이를 구하는 것은 물론 지구의 크기도 알 수 있었다. 더 나아가 태양계나 우주의 크기마저도 측정할 수 있게 됐다. 수학이 가져다준 혜택은 우리 일상의 대부분을 차지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지만 대부분은 수학을 잘 모른 채 잘 사용하고 있다. 굳이 알 필요가 있을까 싶기도 하지만 알게 되면 더 재밌게 즐길 수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대부분의 학문의 발전은 전쟁의 역사와 함께 한다. 나라를 유지하고 강하게 만드는 것에는 효율적인 비용 지출을 따지지 않기 때문이다. 속도경쟁이라는 단순한 게임은 압도적인 금전적 지출을 허용하기 때문이다. 우주를 향하고 있는 지금의 로켓 기술 또한 그렇다. 포탄의 정확성을 높이기 위한 탄도학을 기초로 하고 있기 때문이다.
세상은 더 빠르게 변하고 있지만 수학을 하는 사람은 오히려 줄고 있다. 세상은 편하게 조작하길 원하고 그 이면에는 더욱 복잡해지는 수학이 존재한다. 세상은 편하게 사는 것이 좋겠지만 그러면서 오히려 문명 진화의 주도권은 소수의 사람에게 집중된다. 그것이 분업이라고 얘기하고 싶겠지만 적어도 관심을 기울일 필요는 있지 않을까 싶다.
경제나 권력뿐 아니라 지식과 사상 또한 편중되고 독식하게 되면 부작용이 생긴다. 문명이 발달한 시대라고 자랑스럽게 떠들지 모르겠지만 우리는 원시인들보다 제대로 할 줄 아는 게 없기도 하다. 세상에 관심을 기울이는 것. 그것이 문학이든 정치든 그리고 수학이든 중요할 것이다. 복잡한 세상이라 외면하지 말고 작은 것에서나마 관심을 기울이는 노력은 필요할 것이다.
ps. 조금 더 실생활에 가까운 즐거운 이야기였으면 좋았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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