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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소설 5

작별하지 않는다 (한강) - 문학동네

주인공 경하의 꿈으로 시작하는 이 소설은 왠지 모르게 슬픔이 있었다. 주말에 보았던 부모님의 세월의 흔적이 남아 있음인지 책장을 넘길 때마다 그 감정은 나를 뒤쫓고 있었다. 그리고 친구 인선의 전화와 손가락이 절단되어 봉합 후 치료하는 과정의 세밀한 묘사로 나도 모르게 섬뜩함을 느꼈다. 친구 인선으로부터 제주도 집에 홀로 있을 새에게 모이를 주는 일을 부탁을 받는다. 그것은 새를 살리는 일이라고 했다. 경하는 평소 부탁을 잘하지 않는 인선이었기에 부탁을 거절하지 못하고 제주로 나서게 된다. 절망으로 향하는 행운인 것처럼 아슬아슬하게 비행기를 탔지만 괴로운 비행이었고 제주도는 폭설이었지만 경하는 또 아슬아슬하게 마지막 버스를 탈 수 있게 된다. 인선의 집은 한 번 밖에 가보지 못했어서 길을 헤매다 얼어 죽..

완전한 행복 (정유정) - 은행나무

"내가 돈이 없지 가오가 없나". 2015년 개봉한 영화 에서 극 중 형사 서도철이 했던 대사다. 가오는 우리나라의 체면이나 자존심 같은 뜻을 가지고 있으나 그 뉘앙스가 미묘하게 다른 느낌이 있어서 그냥 사용되고 있는 것 같다. 최근 여러 SNS에서는 행복해 하는 모습을 담은 사람들이 많다. 자신의 부를 표출하거나 멋진 몸매를 뽐내는 것은 흔하게 볼 수 있다. 그들은 너무 행복한 삶을 살고 있는 듯하다. 그렇다면 과연 SNS에서 보이는 삶 그대로를 살아가는 사람은 몇이나 될까? 그런 행복을 만들기 위해서 현실에서는 어떤 삶을 살고 있을까 궁금해지기도 한다. 자존감과 자기애 사이의 경계는 정말 아슬아슬하다. 멘탈을 지키기 위해 억지로 자존감을 끓어 올리는 행동을 많이 하다보면 자신도 모른채 나르시시스트가 ..

내 생의 마지막 다이어트 (권여름) - &(앤드)

몸매와 얼굴같이 외형적인 요소가 그 사람을 판단하는 게 되는 것은 아름다움을 추구하고 이성에게 호감을 사고자 하는 본능과 같다. 하지만 그 정도가 지나쳐 외모지상주의는 지나칠 정도이고 몸매라는 것이 그 사람의 근면성과도 연관 짓는 시대에 살아가고 있다. 몸무게와 자존감의 반비례 관계 속에서 당당히 자신의 삶을 살아갈 것을 얘기하는 이 책은 넥서스 경장편 작사상 대상 작품이며, 넥서스 출판사의 지원으로 읽어볼 수 있었다. 작품은 가 운영하는 단식원 내의 에피소드들로 이뤄져 있다. 그 곳에는 살찐 몸매로 인해 세상에서 상처 받은 사람들이 모여 있는 피난처 같은 곳이고 그들이 세상에 당당해지기 위한 훈련을 하는 곳과도 같은 곳이다. 는 그들에게 빛과 같은 존재였지만 결국엔 넘어서야 할 존재이기도 하다. 라는 ..

천 개의 파랑 (천선란) - 허블

은 한국 과학 문학상 장편 부분 대상을 차지한 소설이다. 꽤 괜찮은 후기들이 많이 보여서 나쁘지 않은 책이구나라는 느낌은 있었지만 표지의 물방 모양이 왠지 알 것 같은 소설이라서 계속 뒤로 미뤄뒀다. 하지만 책을 다 읽은 지금은 물방울 속 하늘과 구름이 보였다. 사람의 인지 능력이 참 이기적이구나 싶었다. 김초엽 작가 이후로 한국에서 출간되는 SF소설들에게는 인문학적인 부분이 많아진 것 같다. 스타워즈 같은 SF가 아니라 Science Humanism 느낌이랄까. 스케일과 재미적인 요소보다 인간적이고 감동적인 이야기가 많아졌다. 가즈오 이시구로의 이 붉은색이라면 천선란의 은 역시 파란색이다. 그것도 파스텔 톤의 파란색이다. 사람과 자연이 어떻게 어우러져야 하는지에 대한 고민을 로봇을 통해서 풀어나간다. ..

완전한 행복 (정유정) - 은행나무

최근 힐링과 자기 위안은 중요시 되고 있다. 직장에서의 승승장구보다 워라벨을 요구하고 있으며 단체 생활보다는 개인의 행복에 많은 관심을 쏟고 있다. 농경 중심이었던 동양의 공동체주의는 어느새 개인주의로 변해왔으며 이것은 자연스러운 사회 현상이 되었다. 고도화되고 빠른 판단력이 필요한 현시점에 인간을 대신해서 빅데이터니 AI니 하는 기술들이 인간을 대체하고 있다. 를 저술한 제임스 팰런은 책에서 사이코패스로 진화는 인류의 당연한 방향이라고 얘기했다. 이런 빠른 사회에서는 감정에 휘둘리는 종이 약자가 되기 때문이다. 사이코패스 그 자체가 문제가 아니라 공동체를 위한 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 작품은 나르시시스트 중에서 병적인 자기애성을 가진 인물을 중심으로 이야기가 전개된다. 잘못된 사회 환경으로 인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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