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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아웃 오브 이집트 (안드레 애치먼) - 잔

야곰야곰+책벌레 2021. 10. 21. 2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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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웃 오브 아프리카의 영향 때문인지 영화 같은 느낌 가득할 것이라는 착각을 일으키는 이 에세이는 작가 <안드레 애치먼>의 에세이다. 이집트에서 어린 시절을 보낸 작가가 그 시절을 추억하며 적은 이 책은 잔 출판사의 지원으로 읽어 볼 수 있었다.

  사실 이 글을 적으려고 교보문고에 이미지를 가지러 갔을 때 비로소 에세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책을 신청할 때도 의례 소설이겠구나 했고 책 내용 또한 소설 같은 전개였다. 우리나라에서 최근 쏟아지는 에세이와 많이 달랐기 때문에 소설이라고 생각이 들었던 것 같다. 에세이라는 것을 알고 나서야 왜 문장이 리듬 없이 잔잔한지 이해할 수 있었다. 

  이 책은 3차례 걸쳐 치러진 중동 전쟁을 배경으로 한다. 수에즈 운하를 중심으로 이뤄진 이 전쟁은 아랍권에서는 <카데시 작전>이라 하고 이스라엘에서는 <시나이 전쟁>이라고 불린다. 1956년 말 이스라엘의 이집트 침공은 영국과 프랑스가 참전을 불렀고 이들은 수에즈 운하의 통치권을 회복하는 것이 목적이었다. 더불어 이집트 대통령 <가말 압데 나세르>를 몰아내는 것이었다. 하지만 전쟁 시작된 이후 UN과 미국, 소련은 이들에게 압박을 가했고 결국 이들 나세르는 물러나게 만들었다. 영국과 프랑스에게는 굴욕을 주었고 나세르 대통령은 강한 권력을 쥐게 되었다.

  이 작품은 소란 속에서 이집트에서 살아가는 유대인의 삶을 회상하고 있다. 이집트에 살고 있는 프랑스인, 이탈리아인 등이었지만 모두 유대인이라는 특징이 있었다. 그들은 나름 부유하게 살고 있었지만 급변하는 정세 속에 서서히 그 자리를 잃어갔다. 이런 중동 전쟁의 결과로 나세르 정부는 이집트에서 살고 있는 영국, 프랑스 그리고 유대인들의 재산을 몰수하고 국외로 추방한다. 작가의 가족, 친척들도 한 가정씩 그렇게 추방되었다.

  이 에세이는 이집트의 아름다움에 대조적인 그 당시 이집트에서 살았던 유대인들의 몰락을 적어내고 있다. 냄새나는 아랍인이라고 상대를 비하하면서도 이집트의 아름다운 바다를 사랑했고 추방당하지 않기 위해서 아랍어를 배우고 유대인을 비난하는 시를 외우는 노력까지 하는 모순적인 삶도 살았다. 결국 추방되게 되었지만 그들이 사랑했던 이집트를 회상하며 작품은 마무리된다.

  작은 도시지만 잃기가 싫구나.
저런 별을 또 어디에서 볼 수 있을까?

  아름다운 작품이었지만 쉽지는 않았다. JYP 박진영 씨는 오디션 프로그램에서 이런 얘기를 자주 한다. 자신은 "그루브"만 있으면 어떤 음악이든 즐길 수 있지만 "그루브"가 없으면 듣기 힘들다고, 재즈가 그런 장르에 가깝다고 했다. 이 에세이는 굴곡이 없다. 처음부터 끝까지 잔잔하다. 그래서 그런지 페이지를 읽는 것에 신이 나지는 않았던 것 같다. 이런 책은 가을 초입 나무 아래 앉아 바람 소리를 리듬 삼아 읽어야 할 것 같았다. 그런 환경이 지금 나와 함께 할 수 없음을 잠깐 한탄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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