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 (서평+독후감)/소설

미드나잇 라이브러리 (매트 헤이그) - 인플루엔셜

야곰야곰+책벌레 2021. 9. 21. 0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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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을 결심한 자정에 찾아온 환영 같은 도서관. 인생의 두 번째 기회를 준다는 띠지에서도 알 수 있듯이 책은 주인공의 <비극>에서 <희극>을 찾으려고 노력한다. 이 작품은 희망을 얘기한다.
인생을 더 살아갈 이유를 잃은 주인공 노라는 결국 죽기로 결심한다. 노라가 죽기로 결심한 자정에 시간은 멈추고 노라는 어릴 적 도서관 사서였던 엘름 부인을 만나게 된다. 그곳은 도서관이었고 엘름 부인 또한 사서였다. 그 도서관은 노라의 인생에 관한 책들만 무수히 보관하고 있는 도서관이었다.
우리는 하나의 씨앗으로 태어나 커다란 줄기를 거쳐 헤아릴 수 없을 정도 많은 가지처럼 많은 삶을 살아낼 수도 있었을 것이다. 지금의 나는 그중 하나의 가지를 만들어가고 있지만 그 모든 삶을 기록하는 도서관이 있다면 대 도서관 수준의 책들이 보관되어 있지 않을까.
이 <미드나잇 라이브러리>가 그런 도서관이다. 노라는 죽기 직전에 자신이 살아보지 못한 삶을 살아볼 기회를 얻게 된 것이다. 자신이 원하는 수만큼의 삶을 살아볼 수 있다. 선택한 삶 또한 살아볼 만한 삶이 아니라면 그 즉시 도서관으로 돌아오기 때문이다. 살아보지 못한 삶을 살아낸다는 것은 참 흥미롭고 행복한 일일 수도 있지만 겪지 않았던 불행을 겪어야 하는 경험이기도 하다. 노라는 그런 경험을 처음에는 흥미롭게 그리고 말리에는 힘겨움을 느낀다.
작품이 말하고자 하는 것은 <지금의 삶> 또한 좋은 삶이라는 것이다. 어떤 삶에도 행복과 불행은 존재한다는 아주 당연한 진리에 도착하게 된다. 인생은 선택의 연속이다. 삶이라는 것은 나 혼자 살아내는 것이 아니라 여러 사람과 얽혀 있다. 한 사람의 행복을 원하면 또 다른 사람의 불행을 만나게 된다. 행복이 통계나 확률처럼 그 크기를 셈할 수 있다면 가장 이상적인 삶을 찾아낼 수 있겠지만 행복은 때론 곱셈과 같아서 하나의 불행이 삶을 불행하게 만들 수도 있는 것이다.
작품에서 강조하는 것은 두 가지다.
첫 번째는 "사소한 것의 중요함을 잊지 말라"는 것이다. 삶은 수많은 결정들로 이뤄지는데 이것은 중대한 결정에 의해서 일수도 있고 아주 작은 결정에 의해서일 수도 있다. 나에게 사소한 것은 다른 사람에게 아주 중요한 문제일 수도 있다. 이렇게 생각하면 어떻게 결정을 하고 삶을 살아갈 수 있겠나 싶지만 그 무게감은 느끼고 살아가는 게 중요할 것이다.
두 번째는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라는 것이다. 체스에서 이기려면 폰(장기로 치면 졸)이 하나 남아 있더라도 끝까지 해봐야 한다. 왜냐면 폰은 마지막 선에 도달하는 순간 퀸으로 바뀌기 때문이다. (이건 체스 룰이다.) 내 삶이 비록 보잘것없어 보이는 체스판 같더라도 끝까지 나아가다 보면 퀸으로 바뀔지도 모를 일이다.
<절망의 반대편에서 인생은 시작된다>라는 샤르르트의 말로 작품은 말미를 정리한다. 지금의 삶의 중요함을 깨닫게 되자 격렬하게 살고 싶어 진다. 무너지는 도서관 속에서 살기 위한 자신만의 새로운 글을 적어낸다.
"나는 살아있다"
라는 짤막한 단어로 현실로 복귀한 노라는 결국 두 번째 삶을 얻게 된다.
현실에서 이런 경험은 분명할 수 없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의 삶도 꽤 괜찮은 삶일 수 있다는 아주 흔하지만 잘알지 못하는 생각은 머릿속에 다시 떠올릴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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