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상 어디든 사무실이 될 것이다라며 'Net'으로 연결된 세상을 말하던 시절이 있었다. 디지털 노마드 라는 단어도 유행했다. 메타버스 속에서 일을 할 거라고 호언 장담하던 시절도 있었다. 많은 사람들이 얼리어댑터처럼 그 상황을 뽐내곤 했었다. 근데 지금은 그런 세상인가?
인간은 인간으로 이어져야만 하는 부분도 분명 있다. 얼굴을 보며 뭔가를 할 때 지켜지는 것들도 있다. 텍스트로 이뤄지는 소통에는 생각보다 찬 바람이 쉽게 분다.
안정적이라는 말은 경제적인 용어이기도 하면서 심리적인 용어다. 대부분 사람들은 안정적인 삶을 바란다. 안정적이기 때문에 일탈도 해보고 싶게 되는 거 아닐까? 최근 MZ세대가 도전하고 모험하게 되는 것이 그들이 원해서가 아니라 세상이 그렇게 내몰고 있는 건 아닌가 생각이 들기도 한다. 안정적인 삶이라는 게 그렇게 쉽게 손에 잡히지 않아서 일 것이다.
그래서 바뀌는 것이 '노동의 의미'라고 할 수 있겠다. 다르게 얘기하면 노동의 구조라고 해도 될 것 같다. N잡이란 건 꽤나 오랜 시간 회사를 다녀온 나도 고려에 두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직장이 없는 시대라면 어느 곳도 직장이 되는 시대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어쩌면 더 갓생을 살아야 하는 시대가 된 건지도..
반대로 해석하면 직장이라는 유형적인 의미가 사라졌다는 의미다. 플랫폼이라는 것은 대단한 사업같이 보여도 어떻게 보면 노동 착취에 가깝다. 좋은 말로 '판을 깔면 돈이 들어온다'라는 것이다. 하지만 그들은 시스템에만 투자하고 어떤 고용도 하지 않은 채 많은 사람들이 만든 콘텐츠로 광고 장사를 하고 있다. 그들의 이윤 중에 일부만 나눌 뿐이다. 그들은 고용 보험도 국민 연금도 퇴직금도 고민하지 않아도 된다. 기회 땅이라고 얘기하며 일정 이하의 노력에는 대가를 지불하지 않는 것이다.
책에서는 우버를 예를 들고 있다. 우버는 대단한 사업 모델 같았지만 어떤 혜택도 운전자는 받을 수 없다. 유지비용도 모두 자신이 부담해야 했다. 게다가 요금 할인도 마음대로 했다. 직원을 두지 않는다고 얘기했지만 직원처럼 부렸다. 어떤 의무도 지지 않은 채 말이다. 이런 예는 플랫폼 시대의 단점을 보여주기에 충분한 것 같다.
카페에 앉아 노트북으로 일하는 사람들의 멋있는 모습을 상상한다. 하지만 프리랜서란 그들의 능력의 희소성이 있을 때 비로소 혜택을 가질 수 있다. 시장에서 많은 사람과 경쟁하면 결국엔 치킨 싸움이 될 뿐이다. 직장의 보호도 받지 못하며 더 낮은 급여로 일할 수밖에 없는 처지다. 더 나아가 일을 받을 수도 없게 된다.
기업이 직원과 독립계약자의 애매모호한 부분을 파고들고 있다. 우리 사회의 안전망은 정말 촘촘한지 고민해 볼 필요가 있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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