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 (서평+독후감)/소설

18세, 바다로 (나카가미 겐지) - 무소의 뿔

야곰야곰+책벌레 2026. 4. 2. 22:34
반응형

  소위 전문가들이라고 하는 사람들은 인간의 내면의 밑바닥까지 드러나 보이는 글들을 좋아할까? 난해하고 어렵고 때로는 거부감이 들기도 한다. 스치듯 만났다면 이렇게까지 열심히 읽었을까?라는 생각이 든다. 글쓴이를 모르고 읽는 글은 완전하지 않다. 그래서 더 읽어보려 노력해 본다.

  사생아로 태어나 불우했던 젊은 시절을 보냈다고 되어 있다. 그리고 단명했다. 그런 이유로 그의 글을 심취하려 노력해야 할까라는 고민이 든다. 다자이 오사무의 느낌이 나지만 그와는 다른 약간의 거부감이 있다. 글을 이해하려 하면서도 계속 거리감을 두려 한다. 작가와 함께 인간 내면의 밑바닥까지 내동댕이 쳐질 용기가 없다.

  작가의 질풍노도의 시기의 글들일까. 18세에서 23세까지 쓴 이 단편들은 꽤나 읽기 쉽지 않다. 스토리가 없기 때문이다. 소설이라기보다는 머릿속에 떠오르는 갖가지 생각들을 두서없이 뿌려댄 듯한 느낌이다. 그렇다고 그가 스토리텔링이 되지 않는 건 아닌 듯하다. 단 한편만은 스토리가 있기 때문이다.

  나카가미 겐지의 스타일은 피카소 같다고 해야겠다. 뭔가 예쁜 것도 잘 그리면서 괜히 그로테스크하게 그린다. 그게 자신이 세상에 내보일 수 있는 가장 강렬한 표현일까? 그가 말한 '너무도 잔혹한 젊음'이라는 표현이 이런 것일까? 열여덟 작가의 글에 어떤 치장이 필요한가라고 묻는 작가가 자신의 상처를 거침없이 드러낸다.

  작가가 끊임없이 고민하는 '나'라는 존재와 지키려고 노력하는 '나의 삶'의 이야기. 세상이 어떻게 굴러가든 지켜야 하는 나의 삶. 그것이 남들이 보기에는 해괴망측한 것이어도 자신의 삶을 지키려는 마음. 굉장히 나약하고 도피하는 것 같으면서도 비난하기 쉽지 않다는 생각이 든다.

  쓰시마 유코 작가의 해설을 읽다 보면 나오는 '곤란'이라는 단어는 적절하다고 생각한다. 

  성적인 내용으로 도배되어 있어 뭔가 싶다가도 열여덟의 그에게 비친 자신의 모습이 딱 그러했을지도 모를 일이다. 난해하다. 어렵다. 공감하기에는 내가 너무 나이 들어 버렸을까. 작가만큼 심연에 떨어져 본 적이 없는 나에게는 그저 그랬겠구나며 머리로 생각하는 게 전부였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