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 (서평+독후감)/소설

죽이고 싶은 아이 2 (이꽃님) - 우리학교

야곰야곰+책벌레 2024. 7. 7. 1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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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 사회의 문제를 정확하게 파고들었던 첫 번째 이야기. 어떤 우연한 결과로 인해 여론이 파동을 치고 인간 본연의 것들이 쏟아져 나오는 지금은 시대를 가감 없이 표현했다. 개인적인 질문 없이 군중논리에 휩쓸리기도 하고 약해진 강자를 공격하는 희열을 느끼기도 한다. 독자에게는 주인공이 실제 살인자가 아니라는 정답만 알려준 채 이야기는 마무리되어 버린다. 

  첫 번째 이야기로 작가는 할 수 있을 만큼 했다고 얘기할 수 있다. 하지만 이 이야기를 마무리하려 달려든다면 만만치 않은 작업이 될 거란 걸 알았다. 2권을 생각지도 않고 있었다. 근데 2권이 나왔다. 도대체 어떻게 수습하려고 2권을 냈을까? 단순히 판매 부수를 노려서 할 수 있는 일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작가는 이 이야기를 마무리하지 않으면 다른 작품을 쓸 수 없을 것 같았다고 써 두었다. 상처만 헤집은 기분이었을까? 작가는 연고 바르고 반창고를 붙이지 않고서야 견딜 수 없었던 것 같다. 

  기대 반 우려 반으로 읽은 책은 일단 굉장히 깔끔했다고 생각했다. 주연이 범인이 아니라는 것을 너무 늦게 밝혀 버리면 1권의 메시지와 전혀 다른 미스터리가 되어 버릴 것이다. 하지만 앞으로 바짝 당기면 책을 어떻게 이어 나갈 수 있을까?라는 걱정이 들었던 것도 사실이다.

  작가는 주연이 범인 아님을 이야기가 시작하자마자 밝힘으로써 미스터리로 빠지지 않았다. 그리고 1권에서 다뤘던 대중 심리와 함께 개인적 심리에 집중했다. 어쩌면 보이는 게 다가 아님을 얘기하고 싶었는지도 모르겠다. 애초부터 사회가 다 뜻했다면 겪지 않았을 수도 있는 일 아니었을까라는 메시지를 보낸다. 누구의 잘못도 아닌 모두의 잘못.

  할머니가 얘기하는 '밥심'이라는 것의 의미. 우리가 힘들 때 '맛있는 거 챙겨 먹어', '뭐라도 좀 먹어'라고 하는 것에 대한 의미. 음식을 마주한다는 의미에 대해 얘기하고 있다. 밥상에는 어쩌면 우리가 놓치고 있는 연대와 돌봄의 의미가 담겨 있을지도 모른다. 나의 것을 내어주어 연대하며 또 때론 기대기도 하는 것. 다른 이를 돌봄으로써 스스로 위로받을 수 있는 것들.

  작가는 그렇게 말하는 듯했다. 

  우리는 서로를 제대로 보려고 하지 않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밥상머리에 앉아  밥을 먹을 수 있을 만큼의 거리와 함께 누군가를 위해 밥상을 차린다는 의미를 생각해 봐야 하지 않을까라는 말을 하고 있는 것 같았다. 메시지, 감동 그리고 재미까지 한 번에 잡은, 단숨에 읽어버리게 만드는 좋은 작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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