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이 쓰는 소설은 어떤 느낌일까? 굉장히 서정적인 문체와 함께 아름다운 사랑 얘기를 예상하며 책장을 열었지만 SF 같은 요소들이 마구 쏟아진다. 그럼 이것은 SF소설인가 싶다 보면 너무 현실적인 얘기가 나온다. 그리고 마구 쏟아지는 시적 표현 사실 갈피를 잡지 못했다고 얘기하는 게 맞을 것 같다. 한 편의 시를 길게 쓴다면 이런 소설이 되지 않을까 싶은 이 책은 넥서스 출판사의 지원으로 읽어볼 수 있었다. 이 책에서 줄 곧 나오는 것은 나와 너다. 그리고 지구가 종말로 가고 있는 듯한 많은 현상들을 하나씩 얘기하며 결국엔 소행성 충돌까지 이어진다. 고조되는 위험, 정해진 종말 속에 사람들의 모습은 어떨까? 과연 저자는 그런 것을 얘기하고 싶었을까? 반을 넘게 읽을 때까지 책 속 화자가 '지구'라고 생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