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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책들 7

(서평) 소스 코드: 더 비기닝 (빌 게이츠) - 열린책들

코딩을 한다는 사람에게 소스 코드는 테크닉 이상의 뭔가가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 그것은 하나의 무언가가 되기 위한 지난한 노력이고 개발자들의 스타일이며 철학이기도 하다. 사업가이기 이전에 한 명의 프로그래머로서의 빌 게이츠를 생각한다면 그의 삶의 기록을 상징하기에 괜찮은 제목이라는 느낌이 든다.   이 책은 빌 게이츠 자서전 3권 중 첫 번째로 애플과의 첫 계약까지의 이야기다. 열린책들 출판사의 지원으로 읽어볼 수 있었다.  세상은 대단한(?) 일을 한 사람에게 관대한 편이기도 적대적이기도 하다. 마이크로소프트라는 거대한 회사를 세운 그에게도 그런 여러 시각은 존재한다. 나 역시 그의 말과 행동에 집중하는 편이지만 무조건 적으로 찬양하지 않는 것도 사실이다. 그는 한 명의 개발자이기도 하지만 한 명의 ..

우리 아빠는 엉뚱해 (글 : 파트릭 모디아노, 그림 : 장 자끄 상뻬) - 열린책들

육아 서적 사이에 숨어 있던 동화책 하나. 누군가에게 전달되기 전에 마지막으로 한번 더 읽어보았다. 파트릭 모디아노의 글만큼이나 좋은 상뻬의 그림. 어쩌면 그림이 있어 글이 더 빛나는 동화책 중에 하나가 아닐까 싶다. 지금은 절판이 되었다.  나란히 안경을 쓴 딸과 아빠. 엄마는 어느샌가 가족을 떠났다. 하지만 아이는 밝아 보였다. 아빠가 늘 함께 했으니까.  아빠와 딸을 묶어내는 안경이라는 매개체는 어떤 의미를 가질까? 안경을 쓰면 너무나도 또렷해서 베일 것 같은 기분이랄까. 안경을 벗으면 보이는 번진 세상이 오히려 상상력을 자극한다는 글은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든다.  시대 상으로 본다면 아빠랑 사는 한 가정 부모에 대한 사회적 시선은 좋지 못했을 것이다. 하지만 아빠와 딸은 함께 안경을 벗고 세상을 ..

(서평) 열린책들 편집 매뉴얼(2024) - 열린책들

글쓰기 책들은 많지만 편집자를 위한 책은 많이 않다. 그마저도 대부분 편집자의 에세이가 주를 이룬다. 출판사는 편집자를 양성하기 위해 자체적인 교육을 하기도 하겠지만 편집 매뉴얼이 있다면 금상첨화일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열린책들에서 2008년부터 출간하고 있는 편집매뉴얼은 반가운 책이다. 그리고 착한 가격이다.  편집의 기술을 담고 있는 이 책은 열린책들 지원으로 읽어볼 수 있었다.  편집매뉴얼이 매년 발행하는 것은 표준어가 매해 새롭게 바뀌고 용례도 조금씩 바뀌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전에 잘못 발행한 부분도 수정해야 한다. 특히 외래어 표기에 관한 정성 들인 부분은 외부 감수까지 거쳤다. 그리고 올해는 정부에서 출판 관련 지원 제도를 대폭 폐지해 버리는 바람에 노고가 더 컸을 것 같다.    책은 기..

(서평) 살아 있는 모든 것에 안부를 묻다 (니나 버튼) - 열린책들

소로우가 생물학자였다면, 아니 시인이었다면 이렇게 글을 쓰지 않았을까? 도심에서 조금 떨어진 자연 속에서의 삶은 어떨까? 한가로울까? 하지만 적어도 소로우와 니나 버튼은 아니었던 것 같다. 자연을 이토록 세심하게 관찰하려면 도심에서 살 때 보다 더 바빴을 것 같다. 오랜 시간 비워 둔 별장에서 만난 수많은 생명체와의 만남. 텅 비어 있을 거라고 생각했던 그곳은 가득 차 있었다.  자연에서 느낀 감각을 글로 적은 이 책은 열린책들의 지원으로 읽어볼 수 있었다.  자신을 아마추어 생물학자로 소개하는 그녀는 생명체에 대해 굉장히 해박한 지식을 보여준다. 그녀가 별장에서 만난 자연 하나하나는 그녀에게 특별한 깨달음을 전달했다. 그것은 그것에 관심을 두고 부지런히 관찰했기에 가능한 것이었다. 자연을 받아들일 자세..

(서평) 내 남편 (모드 방튀라) - 열린책들

책 제목이 귀여웠다. 그리고 막장이 아니길 바랐다. 그냥 잔잔하고 아름다운 이야기였으면 했다. 하지만 덤덤하게 쓰면 상을 주질 않는 건지.. 내용은 그다지 맘에 들지 않는다. 개인적인 입장에서는 선을 넘었기 때문이다. 소설에서 이런 장면은 별스러운 장면은 아니지만 남자든 여자든 선을 넘는 걸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차리라 파국으로 끝났으면 더 후련했을지도.  끊임없이 남자의 사랑을 확인하고 했던 여자의 심리를 담은 이 책은 열린책들 지원으로 읽어볼 수 있었다.  시작은 정말 아름답다. 조금은 예전의 모습이겠지만 "단란한 가정" 그 단어가 딱 어울리는 가족이랄까. 아름답고 세심한 아내와 건실한 남편 반듯한 두 아이까지. 그대로 아름답게 쭉 이어지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잔잔한 것도 좋아하니까. 하..

좀머 씨 이야기 (파트리크 쥐스킨트) - 열린책들

좀머 씨가 실종된 뒤 비로소 그의 이름을 알만큼 그에 대한 관심은 없었다. 그는 특이한 사람이면서도 무언가와 치열하게 다투는 듯했지만 사람들에게는 그저 특이했을 뿐이고 괜히 관심두지 말아야 할 인물이었다. 파트리크 쥐스킨트의 는 아이의 입장에서 바라보는 세상의 이야기며, 잠깐잠깐 등장하는 좀머 씨는 등장 비중에 비해 관심을 일으킨다. 제목 덕분에 독자는 좀머 씨를 찾아다닐 수밖에 없을 듯하다. 독일 이름 '좀머'는 생각보다 평범한 이름인지는 모르겠지만, 한글로 읽은 '좀머'는 책의 내용과 딱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좀 뭐'라고 읽는 느낌이랄까. 우리 주위에는 사람의 관계보다는 자신의 일에 몰두하는 사람들도 종종 있다. 소위 아싸라고 불리는 사람들이 그러하다. 그리고 세상을 살아가는 것에 여유가 없는 사람..

깊이에의 강요 (파트리크 쥐스킨스) - 열린책들

사실 제목이 너무 마음에 들었다. 하려면 제대로 해라는 말처럼 무언가를 하게 되면 늘 깊이에 대한 평가는 따라붙는다. 가벼운 마음으로 시작한 일도 예외 없다. 얼마나 깊어야 깊은 것인지, 굳이 깊이 해야 하는 것인지에 대한 물음은 늘 있다. 최근에는 이를 옹호한다는 듯한 '넓고 얕은 지식'이라는 책도 있지 않는가. 얼마나 탁월해야 하나. 그것은 해석하는 사람에 따라서도 달라지는 것이 아닐까. 창작의 끝없는 욕구는 필요한 부분이지만 깊이 또한 자신의 그릇만큼 만들어가면 되지 않을까 싶다. 이 책은 4편의 단편 소설로 되어 있다. 얇은 책에 비해서 엄청난 가격을 자랑하지만 짧은 글이 장편 소설만큼의 생각을 주는 글이라 일단 이해하기로 했다. 깊이에의 강요는 우리 사회가 안고 있는 전형적인 문제점을 드러내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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