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 1월 31일 좀처럼 눈이 내리지 않는 동네지만 그날은 유독 눈이 많이 내렸다. 첫 출근은 2월 1일이었다. 하지만 31일 올 수 있냐는 연락을 받고 그 날 회식자리에서 회사 분들과 첫 만남을 가졌다. 다들 좋은 인상에 조금은 다르지만 다들 빛나고 있었다. 그리고 지금 나는 17년 차 직장인이 되었다. 입사하고 몇 년간은 일은 나에게 즐거움이었다. 기껏해야 20 ~ 30만 원짜리를 만지다가 1 ~ 2억 하는 제품을 만져볼 수 있다는 것은 공돌이로서는 정말 신나는 일이었다. 회사에는 새로운 것이 너무 많았고 그것들을 배우는 시간은 정말 행복했다. 매일매일 늘어가는 실력을 체감할 수 있을 정도였고 칭찬과 인정을 받는 그저 '즐거운' 시간이었다. 그렇게 연차가 쌓여갔고 책임을 져야하는 일이 늘어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