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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란 북클럽) 물고기에게 물에 관해 묻는 일 (미션2)

야곰야곰+책벌레 2022. 1. 19. 2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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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물고기에게 물에 관해 묻는 일>을 읽고, 어떤 생각이 드셨나요? 1부까지  (235P) 읽은 후기를 간략히 적어 주세요.

A. 이 책은 작가가 미국 사회에 만연해 있는 '혐오'를 다룬 이야기다. 어둡고 자극적인 이야기가 아니고 잔잔하고 따뜻한 이야기를 풀어냄으로써 '혐오'와 '연대'에 대해서 생각해 볼 수 있게 해 준다. 

  레이먼드는 조금 대중적이지 못한 성격이다. 정상, 비정상으로 나누기에는 애매한 위치랄까. 정상, 비정상의 의미가 얼마나 다수에 포함되어 있냐는 의미라면 분명 비정상일지도 모르겠다. 남자, 여자에 대한 애정은 없었지만 살아 있는 것에 대한 '다정함'이 있었다. 길을 가다가 문득 베푸는 호의가 비정상이 되어버린 세상. 우리는 그런 사회 속에서 살아가고 있는 것이 아닐까 싶다가도 베풂과 이타심에 대한 소식을 들으면 환호하는 사람들의 반응을 보면 마음속으로는 다들 그러고 싶었구나 싶다.

  레이먼드는 2층에 사는 릴리 할머니를 우연한 기회로 도우게 되고 할머니의 편견 없는 행동에 깊이 감동을 받는다. 할머니도 레이먼드를 젊은 친구로 대한다. 릴리 할머니는 앞을 보지 못하는 시각 장애인이었다. 그녀를 보살펴 주던 자원 봉사자인 루이스 씨가 갑자기 더 이상 방문하지 않게 되어서 할머니는 곤란한 상황이었다. 레이먼드는 루이스 씨가 해왔듯 그녀를 은행과 마트 등으로 안내하는 일을 하게 된다.

  1부에서는 두 가지 큰 사건이 있다. 평소에 레이먼드가 보살피던 길고양이가 다쳐서 릴리 할머니에게 맡겨달라고 부탁한 일과 릴리 할머니를 보살펴 주던 루이스 씨가 죽었다는 사실이다. 70살 이상 차이나는 두 사람이 서로에게 의지하고 마음을 나누는 사실은 작은 다정함으로 얼마나 큰 힘이 되는지 알 수 있게 해 준다.

  릴리 할머니에게 루이스 씨의 소식을 알려주고 싶어 찾았던 수많은 루이스의 집에서 아직은 식지 않은 사회의 깊은 모습을 말해 준다. 전화를 했을 때에는 차갑게 굴었지만 막상 일일이 마주했을 때는 환대해 주는 사람이 많았다. 물론 아주 위험한 일도 있었다. 환대를 해준 많은 사람들이 자신도 다정함을 베풀고 싶지만 여유가 되지 않는다고 말한다. 하지만 1부 말미에 루이스의 죽음을 알리러 온 이사벨의 말에서 알 수 있듯 우리 모두에게 시간은 넉넉하지 않다. 그래서 마지막까지 할 수 없게 되어 버린다. 다정함은 나눌 수 있을 때 나눠라고 말하고 싶었던 걸지도.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라 공동체를 형성하며 산다. 공동체 안에서는 나눔과 연대 그리고 보살핌이 있다. 사회는 점점 더 분열되어 인간이라는 공동체는 국가로, 도시로, 마을로, 이웃으로 좁혀져 왔다. 최근에는 가족이라는 공동체까지 줄어든 듯하다. 가족을 형성하지 않는 사람들이 많아지는 이때 그 공동체는 사라져 버릴지도..

  얼마 전에 이슈가 된 책 '다정한 것이 살아남는다'가 있었다. 다른 것들에 다정할 수 있는 마음. 레이먼드처럼 활짝 열어줄 순 없지만 조금만 더 배려하면 좋지 않을까 싶었다. 작가도 그런 마음인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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