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책에서 소년이 하늘을 나는 듯한 멋진 문장을 만난 나는 그렇게 이 책의 존재를 알게 되었다. 제목과 글귀는 세월호와 연관되었나 싶었지만 광주 민주화운동 관련 추천 도서에서 이 책을 다시 만나게 되었다. 제주 4.3을 담은 로 한강 작가의 스타일을 알고 있는 나는 두껍지 않은 책임에도 쉽지 않을 것을 예상하고 있었다. 마치 죽은 정대의 혼을 시점으로 한 듯한 3인칭 관찰자 시점으로 시작하는 문장들은 무언가를 초월한 존재가의 무덤덤한 혼잣말인 듯했다. 잔인했던 그날의 모습들은 감정적인 단어들을 절제한 채 그렇게 쓰여 내려갔다. 잔인하게 죽은 이들의 시신을 모으고 신원을 확인하는 장면들은 슬픔을 꾹꾹 눌러 참아내는 모든 이들의 모습이 담겨 있다. 시점은 인물 사이를 넘나들며 시대의 위치도 변한다. 마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