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른을 목전에 두고 느낀 갑작스러운 변화를 느끼며 작가는 아홉 살의 이야기를 적고 있다. 아직 많이 어리고 귀엽기만 할 나이 아홉 살은 넉넉하지 못한 살림으로 빨리 철들게 만들었는지도 모르겠다. 천진난만함 속에 섞여 있는 아이의 고뇌는 나이 든 지금의 나에게 더 큰 메시지를 전달해 준다. 부산에서 결혼한 여민의 부모는 서울로 상경하여 친구 집에 얹혀 산다. 어린 나이에 얹혀 산다는 것의 의미를 깨달은 여민은 다른 아이들보다 눈치가 빠르게 된 것 같다. 어미를 잃은 강아지가 길가에서 죽을지도 모르는 상황에서 집으로 가져 오지도 버리지도 못한 아이의 갈등은 그런 면을 간접적으로 보여 준다. '내 것'과 '내 것이 아닌 것'을 너무 빨리 알아버린 아이의 모습에서 유년 시절의 즐거움과 더불어 가난한 시절을 회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