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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집 2

악의 평범성 (이산하) - 창비

최근 시단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역사와 인간에 대한 시가 이 속에 담겨 있다. 가볍게 읽어야 하는 마음은 어느새 뜨거운 무언가를 느끼게 해 준다. 민주화를 위해 싸워온 근대사 많은 분들의 희생 속에 한 발짝씩 나아가고 있지만 여전히 우리는 갇혀 있다. 제주 4.3을 고발하는 '한라산'을 집필해 국가보안법 위반으로 수배되었던 이산하 시인의 작품을 현재의 시점으로 다시 만나본다. 불 같이 활활 타올랐던 역사의 사건들이 모두 타버리고 지금은 재의 위에 서 있다는 표현과 이 나라 지금 이곳에 서 있는 우리는 문상객이 아니라 상주라는 표현은 참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는 것이 아닐까. 독재의 칼날에 몸이 베였다면 자본의 칼날에 정신이 베여버렸다. 입으로 진보를 외치지만 다리는 자본의 카펫 위에 서 있다. 우리는 지금..

수선화에게(정호승) - 비채

시라는 것은 독서 중에서도 꽤 어려운 편에 속한다. 소설처럼 머리 속에 한줄 한줄 그려주질 않는다. 한 문단을 읽어내면서 나만의 상상으로 그려내야 한다. 시선집에서 모든 시들에 공감하기란 사실 불가능하다. 많은 시들은 안타깝게도 가슴에 닿기 힘들다. 내가 계속 되뇌이다 보면 하나씩 자리 잡기도 한다. 시집이란 것이 감정이 충만해지거나 마음에 여유가 차면 조금 더 공감이 쉬워지는 듯하다. 정호승 시인의 '수선화에게'는 꽤 호평이었고, 그 믿음에서 구매를 결심했다. 도종환 시인의 시선집 이후로 10여년 만에 구입한 시집이다. 많은 시들이 있었지만 단연 '수선화에게' 가 가장 좋았다 그리고 첫 폐이지에 있던 '반달'이라는 시도 좋다. 수선화에게 울지마라 외로우니까 사람이다 살아간다는 것은 외로움을 견디는 일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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