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분의 깊은 후기를 읽고 마음에 들어 손에 쥐게 되었다. 굉장히 철학적인 제목도 너무 마음에 들었다. 두껍지 않은 책은 나를 방심시켰지만 첫 페이지부터 만난 괴테는 쉽지 않은 책임을 얘기하고 있었다. 마지막에 닿아 역자의 이야기를 읽음으로써 어느 정도 정리가 되었다. 소설이었지만 작가 자신을 주인공에 대입한 자전적 느낌이 강했다. 마치 에세이를 읽는 듯했다. 35년 동안 압축기를 사용해서 폐지를 압축하는 일을 하고 있는 주인공은 세상과 단절된 채 더러운 지하실에서 끊임없이 쏟아지는 폐지를 압축한다. 그 속에는 엄청난 양의 책들이 쏟아져 나온다. 그는 그런 책에 이끌려 따로 보관해두고 읽고 또 읽고 하며 교양을 쌓아간다. 고독한 노동 속에서 책은 그에게 즐거움을 주었을 것이다. 세상과 단절된 채 살아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