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숙사 욕실은 보통 엉망진창이다. 그곳에 나름 깔끔한 사람이 살고 있지 않다면 들어설 때부터 긴장해야 한다. 기숙사는 집과 달라서 거의 잠만 자는 곳이라 잠자는 주위만 깨끗한 편이다. 그래서 기숙사에 입실하는 날은 청소하는 날이다. 그렇게 깔끔하지 않은 나조차도 기숙사 욕실에 들어서면 욕부터 나온다. 출장자 기숙사나 임원 기숙사는 좀 낫다. 정기적으로 누군가 와서 청소를 해준다. 기숙사의 상태는 손댈 수 없는 지경과 그나마 견딜만한 상황으로 나뉜다. 짐을 풀 새도 없이 마트로 가서 욕실 청소 용품을 산다. 주말부부 이후로 집에서 화장실 청소를 잘 안 하는 나지만, 두고 볼 수 없다. 공용으로 사용하면 치우는 사람만 치우는 묘한 상황이 벌어지기도 한다. 단톡방에 버럭 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깨끗하게 치워 놓..