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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베개 4

분노하라 (스테판 에셀) - 돌베개

80페이지의 얇은 책에서 저자의 메시지는 50페이지 남짓하다. 이 책은 93세의 레지스탕스의 말을 글로 옮긴 것이다. 오래 살아 좋은 점이 뭐라고 하면 많은 고난이 지나가도 인류는 한 걸음씩 앞으로 나아간다는 것이다. 3번의 수용소 생활을 거치면서도 저항을 멈추지 않았던 그의 외침은 어떤 젊은이 보다 힘이 넘친다. 역자는 '분개하라'가 더 맞는 해석이지만 원문에 드러나는 강렬함을 전해지지 않아 '분노하라'라고 정했다고 했다. 이 책에서 분노는 이성적인 판단을 기반으로 하는 분노다. 감정에 휘둘리는 것이 아니다. 레지스탕스의 기본 동기는 '분노'다. 이것은 개인이 자신만의 이유와 동기로 참여와 같다. 무언가에 분노하고 있다면 (그것이 자신만의 가치와 이성적인 판단에 의한 것이라면) 우리는 비로소 역사의 흐..

시민의 한국사 2: 근현대편 (한국역사연구회) - 돌베개

시민의 한국사 2권은 개항기부터 현대까지 서술하고 있다. 가장 최근에 한류를 이끌고 있는 블랙핑크나 오징어 게임이 언급되는 것으로 보아 발행 직전까지 집필 교열 작업이 이뤄줬음을 알 수 있었다. 개항기부터 식민지 시대까지는 핍박의 시대였고 근현대 사회는 친일파와 쿠데타의 얼룩진 역사 속에 민주항쟁이라는 빛을 본 시기이기도 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끌어 오르는 감정을 가장 가깝게 느낄 수 있는 역사이기 때문에 우리의 역사를 알게 되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다. 암울했던 근현대 편은 그런 면에서 읽기가 힘들었다. 찬란하고 통쾌한 역사를 사람들은 좋아한다. 우월해지고 싶은 욕망은 누구나 가지고 있다. 만주 벌판을 내달리던 광개토대왕이나 일본 수백 척의 배를 수몰시킨 이순신의 이야기는 언제나 인기가 있다. 그럴수..

시민의 한국사 1: 전근대편 (한국역사연구회) - 돌베개

2013년 교학사 파동에 이은 2015년 국정 교과서 파동을 겪고 우리 역사에 대한 객관적인 책의 필요성을 느낀 분들이 오랜 시간을 걸쳐 작업을 진행하였다. 집필하는 과정에서 대통령 탄핵도 이뤄지고 국정 교과서도 폐기되었고 교열하는 시간 또한 많이 흘렀다. 책 출간 자체에 회의를 느낀 시간도 있었지만 이 책의 필요성을 느낀 50여 명의 필자, 20여 명이 넘는 교열위원들은 결국 이 책을 발간해 내었다. 사건에 대한 해석보다는 사실 자체를 드러내려고 노력했다고 책의 서문은 밝히고 있다. 이 책은 두 권의 한국사 중 첫 번째로 선사시대부터 조선 말기까지를 다루고 있다. 그야말로 한 권의 국사책이며 담백하고 쉬운 문장으로 풀어져 있다. 중간중간 시대를 반영하는 한자어들이 등장하지만 읽는데 큰 무리는 없었다. ..

(알릴레오북스, 14회) 우리 한국현대사이야기 (유시민 작가)

알릴레오 북스 14회는 「나의 한국 현대사」라는 책과 함께 유시민 작가와 역사N교육 연구소 심용한 소장과 함께 했다. 6년 만에 개정증보를 이뤄졌다. 읽어보려고 이미 구매해 놓았지만 최근 계속 서평 작업을 해야 해서 조금씩 밀렸는데, 장거리 운전 중에 틀어놓고 오디오로 들었다. 역사라는 것은 개인적이라는 것에 그러지 않았으면 했지만 당연히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을 인정할 수밖에 없다. 기억이라는 것은 개인의 가치관을 기준으로 편집되기 때문에 개인의 역사관은 역시 개인적 일 수밖에 없다. 자신의 의견에 대한 방패막을 위한 글이라고 했지만 지극히 당연한 얘기일 수밖에 없는 이야기다. 독재에 대한 이야기에서 메슬로우의 욕망의 단계를 인용한 부분은 꽤 신선했다. 욕망들 사이에도 타협이라는 것이 존재할까? 국가적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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