앤드류 솔로몬(Andrew Solomon)이 강의한 「우리 삶의 최악의 순간들이 우리를 우리로 만드는 방법」 (How the worst moments in our lives make us who we are) 은 내가 가장 좋아하는 영상이다. 아직까지 이것보다 더 감동 깊은 영상은 없었다. 나에게도 고난의 순간이 오게 되면 어김없이 찾아보는 영상이다.
우리는 어떻게 '고통'으로부터 '정체성'을 만들어낼 수 있을까? 성소수자로써의 어려운 삶을 살아온 그가 더 어려운 환경을 이겨내 온 사람들에게서 배운 '정체성'을 향해가는 방법은 무엇이었을까? 그리고 지금 그는 행복할까?
인간에게는 즐거웠던 '행복'보다는 힘들었던 '아픔'을 더 잘 기억한다. 불교에서 열반은 슬픔이 없는 완전한 행복의 의미가 아니라 '과거의 슬픔에서 기쁨을 찾는 경지' 다. 우리는 '고통'에서 의미를 찾고 그 의미에서 나의 새로운 정체성을 만들어 간다면 우리는 자신을 더 사랑하고 더 행복한 삶을 살아갈 수 있다.
그러므로 나는 내 약함을 기뻐한다.
내가 약한 그때에 강하기 때문이다.
- 바울
정체성을 찾기 위해서 일부러 고통받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인간은 선천적으로는 성, 성취향, 인종, 장애로 인한 고통을 가지고 태어나기도 하고 후천적으로는 사고와 재난으로 고통을 받기도 한다. 이런 고통을 회피하고 인내한다는 것은 우리가 새로운 의미를 만들기 시작한 것과 같다. 우리는 고통 속에서 정체성을 찾을 수는 있으며 고난의 기억을 '승리의 이미지'로 바꿔낼 수 있을 때 나에게 새로운 정체성이 만들어지게 된다. 이것은 자신에게 궁극적인 자유를 줄 수 있을 것이다.
'신은 견딜만큼의 고통을 준다'라고 하지만 그것이 선물이 되는 것은 신이 내린 축복이 아니라 내가 선택한 것이고 내가 의미를 부여한 것이다. '의미'는 찾는 것이 아니라 만들어가는 것이다. 게이로서의 삶을 살면서 그 속에서 자신의 정체성을 찾고 그 보다 더 열악한 사람들을 위해 살아가고 있는 솔로몬의 이야기는 소중하다.
아빠가 어린이였다면, 친구가 되었을 거예요.
그의 말처럼 틀린 것을 바로 잡으려는 인식이 아닌 틀린 것도 소중하다는 인식이 그의 아들의 말처럼 많은 사람에게 번졌으면 한다. 사람이 틀렸다고 얘기하는 것이 더 이상 틀린 것이 아니게 되는 날을 생각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