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속히 변하하는 세계에서 어쩌면 우리에게는 모험할 수 있는 기회가 사라져 버린 건지도 모른다. 합리적, 효율적이라는 단어를 내세우고 최적화를 말한다. 산업에서만 쓰이던 이런 말들이 인간 자체로 스며들어 버린다. 아이들의 틀에 박힌 생활들은 그중에 가장 중요한 문제가 아닐까 싶다.
세상에는 용기가 필요하다고 말하는 우치다 타츠루 님의 책은 알에이치코리아의 지원으로 읽어볼 수 있었다.
'용기'라는 단어는 꽤나 정의롭고 멋스럽다. '용기를 내봐'라고 자주 쓰이지만 지금의 세상에서 용기를 내는 것은 어떤 의미가 있을까? 괴짜가 사라지고 있는 시대. 우리 사회는 죽어가고 있는 게 아닐까?
용기라는 것은 무엇일까? 그것은 맹자나 공자가 얘기하듯 천만 대군 앞에서 당당할 수 있는 것일 수도 있고 훗날을 도모하며 퇴각하는 것일 수도 있다. 그 중심에는 '자신'이라는 단어를 생각할 수 있다. 다르게 얘기하면 신념일 수도 있다. 스스로 고민하고 가지게 된 자신만의 확고한 생각을 행동으로 옮기는 것. 그것이 바로 용기라고 할 수 있다. 그렇기에 용기는 개인마다 다른 의미를 가지고 있고 정답도 없다.
우리 사회는 왜 용기가 사라지고 있을까? 그것은 아마 모두가 같은 흐름에 몸을 실은 채 살아가고 있어서가 아닐까? 이불 밖은 너무 위험하다는 농담마저 우리 사회의 단면을 보여주고 있는 건지도 모를 일이다. 빠르게 변하는 시대 기류에 휩쓸리지 못하면 낙오된다는 불안감. 그것은 튀는 것을, 괴짜가 되는 것을 방해하고 있다. 괴짜가 사라진 세상에 변화는 없다. 돌연변이 없이 진화가 없듯이 말이다.
지금 가장 필요한 것은 '고독'이다. 인간에게 연대라는 것이 얼마나 소중한지는 알고 있지만 인간은 고독할 수 있어야 한다. 자신이 믿는 것을 해나갈 때 누군가 어깨를 두드려 줄 때까지 견뎌내는 힘이 있어야 한다. 지금의 시대는 그 호흡이 너무 짧아 고독을 견디기 어려워하는 사람들이 너무 많은 것이다. 내가 미친 건지 무리가 미친 건지 알 수 없는 불안감을 견뎌낼 수 있어야 한다.
다른 사람의 말을 옮기지 말고 스스로 믿는 것을 행할 수 있어야 한다. 그것이 용기 있는 행동이다. 여러 사람 앞에서 청산유수처럼 말하는 것이 용기 있는 것이 아니라 말을 더듬더듬 대며 숨이 넘어갈 듯 한 목소리로 자기의 생각을 얘기할 수 있는 것이 용기 있는 행동이다. 그리고 그것을 견디는 힘, 그것이 인정되는 사회가 필요한 것이다.
억압과 독재 등의 사회적 사건 속에서 우리는 '연대'를 강조해 왔다. 무리를 지어 사는 동물에게 연대는 무엇보다 중요하다. 당시에는 목숨을 걸어서도 당당히 맞서는 이들이 많았다. 하지만 지금의 시대는 마치 창살 없는 감옥에 갇히듯 많은 사람들이 '연대'하지 못하는 것을 두려워한다. 이것은 사자가 무리를 지어 사냥하는 것과 가젤이 무리 지어 도망가는 것에 비교할 수 있다.
위험이 사라진 시대에도 왜 초식동물처럼 다들 무리의 중심으로 피하려는 행동을 하게 될까? 그것이 지금의 사회의 흐름을 바꾸지 못하는 가장 기본적은 문제이며 아이들의 교육의 문제일지도 모른다. 마음대로 해도 괜찮다는 것이 아니라 용기에 대해 스스로 고민해 볼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다른 이의 생각을 주입받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옮고 그름을 생각해 보는 기회를 만들어 보는 것. 그것으로 자신만의 용기를 찾아보는 것이 중요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