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노는 법 (2014.02.24)
초보들의 가장 슬픈 현실은 같이 연습할 상대를 찾기 어렵다는 것이다. 더더욱이 입문자가 많지 않은 구장에서는 고독하기까지 하다. 입문자가 넘어야 할 산은 탁구의 기술이 아니라 상대를 찾는 것이 아닐까 싶기도 하다. 탁구장에서 고동한 사람보다 회사에서 막탁구(?) 치는 사람이 더 행복해 보이기까지 하다.
그래도 탁구가 너무 좋아 혼자서라도 알찬 시간을 보내고 싶은 생각이 든다. 아무도 가르쳐주지 않던 시절에 포핸드 롱을 월간 탁구에 실린 <왕난> 선수의 스틸 컷을 보며 연습했다. 그래서 나의 최애 탁구 선수는 <왕난> 선수다.
혼자 놀려면 일단 도구가 필요하다. 잘 움직이지 않는 몸뚱이, 전신 거울, 라켓, 볼, 탁구 테이블, 볼박스나 로봇까지 있다면 금상첨화다.
1. 모든 기술은 몸뚱이에 불편함이 없어야 한다.
"관절이 아프면 자세가 잘못된 거고, 근육이 아프면 근력 부족이다" 통증으로 고민하던 내가 만난 해답이다. 모든 자세에서 관절이 아파서는 안된다. 그것은 곧 잘못된 자세다. 이것은 실전에서의 얘기가 아니라 라켓을 들지 않은 채 맨손으로 자세를 취할 때의 얘기다. 동영상을 보고 따라 하든 그림을 보고 따라 하든 글을 보고 따라 하든 그것에는 불편함이 없어야 한다. 하나하나 따라 하기에는 동영상보다는 연속 사진이 좋다. 동영상은 전체적인 게임 운영을 익힐 때 보고 자세는 연속 사진으로 익히자. 천천히 그리고 익숙해질 때까지 하다. 속도는 조금씩 높이자.
2. 거울은 가장 빠른 피드백을 준다.
자세를 연습할 때 가장 좋은 상대는 거울이다. 영상을 찍고 확인하는 것은 잘못된 자세로 한참을 연습한 후에 확인할 수 있기 때문에 고치는데 시간이 많이 걸린다. 하지만 거울은 바로 보여준다. 한번 스윙을 하는 동안에도 수없이 떠들어 댄다.
"무게중심이 틀렸어"
"팔은 왜 그 모양이지?"
"대충 휘두를 거면 그만하던가"
" 스윙에 망설임이 있어"
거울이 하는 얘기를 잘 들어야 한다. 물론 그전에 제대로 된 자세를 공부해야 한다. 거울 연습에서 중요한 것은 공의 위치를 내가 결정하고 스윙을 해보는 것이다. 공이 좀 낮게 오면 어떻게 칠까 높이 오면 어떻게 칠까를 고민하면서 임팩트 포인트를 바꿔가며 연습해 본다. 나중에는 바디웍도 해보며 치면 정말 많은 도움이 된다.
3. 공에 대한 적응 훈련
전체적인 균형이 타구 시에도 유지되는 가를 익히려면 테이블에 공을 두고 타구 하는 연습을 해보면 좋다. 로봇보다 이 편이 훨씬 많은 연습이 된다. 공의 정점을 기다리는 능력, 공의 정점에 맞춰 테이브 백 & 스트로크를 해주는 타이밍, 전체적으로 유연하게 움직이는 중심 이동 등을 확인할 수 있다.
물론 자세가 정확하게 준비가 되었다는 가정 해서 하는 연습이다. 풋웍 연습은 따로 꾸준히 해야 한다. 바르게도 던져보고 옆으로도 던져 보면서 연습한다. 원 바운드 후 타격해보기도 하고 투 바운드 후에 타격해 보기도 한다.
4. 탁구 로봇은 정말 감사하다.
탁구 로봇은 정말 소중하다. 나에게 공을 끊임없이 줄 수 있는 상대가 있다는 것은 참으로 행복한 일이다. 그런데 로봇으로 강한 공을 잘못된 자세로 땀 흘리기로 이용하는 사람들이 많다. 로봇은 연습하려고 하는 기술에 대해 설정을 해두고 써야 좋은 연습을 할 수 있다.
-. 포핸드 롱은 가볍게 휘두를 수 있는 정도의 속도로 세팅해서 하는 게 좋다.
-. 드라이브는 그 보다 조금 느리게 세팅하는 게 좋다.
-. 임팩트를 익힐 때는 약간 높게 그리고 느리게 하는 것이 좋다.
-. 랠리를 익힐 때는 조금 길고 빠르게 세팅하는 게 좋다.
셰도우는 참 좋은 운동이지만 탁구장에서 셰도우를 하는 것은 조금 쑥스러운 일이다. 허공에 대고 춤을 추는 약간 정신 빠진 사람처럼 보이기 쉽다. 나는 로봇으로 연습할 때에 같은 포핸드 롱이라도 한 포인트로 설정하지 않는다. 매번 같은 자리로 쏘는 공을 치는 건 다리를 굳게 만들기 딱 좋다. 그래서 조금씩 움직여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