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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보와의 게임은 득일까 실일까 (2012.10.31)

야곰야곰+책벌레 2023. 11. 13. 12: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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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에서 탁구를 치다 보면 이제 갓 재미 들여 치는 사람들과 자주 치게 된다. 나도 생초보 시절에 고수분들이 잡아주고 게임해 주면 고맙다는 생각이 들었다 (지금도 그렇다). 그들이 베푼 배려를 배워 똑같이 하려 노력하고 있다. 하지만 실력 차이가 많이 나는 사람들과의 게임이 많아질수록 '이렇게 해서 실력이 늘까?'라는 고민이 드는 것도 사살이다.

이런 고민 때분에 그들과의 게임이 시시해지고 대충 해도 이길 수 있기에 나쁜 버릇이 생겨나게 되었다. 결국 이런 생각들이 탁구에 독이 되어 버렸다. 그래서 실력 차이가 너무 많이 나는 사람과 치는 것을 줄여야겠다는 생각에 도달하게 되었다.

최근에는 고수와 칠 수 있는 환경이 아니라 몇 개월째 그런 생활이 계속되고 있다. 그래서 이런 환경에서도 실력을 늘리기 위한 방법을 찾기 위해 고민하고 있다. 일방적으로 가르쳐 주는 것이 아니라 스매싱을 가르쳐 주고 블록이나 로빙 연습을 한다던지, 쇼트와 블록을 가르쳐 주고 드라이브 연습을 하게 되었다. 꽤 강한 공을 막아낼 수 있게 된 초보는 신이 나고 나는 드라이브 연습할 수 있어 좋다. 게다가 블록이 능숙하지 못하니 공이 꽤나 뒤죽박죽으로 돌아온다. 풋워크 하기 더할 나위 없이 좋다. ^^;;

게임은 어떨까? 우선 최대한 집중하려고 노력한다. 제대로 안 하게 되는 건 나의 문제이지 상대의 문제가 아니기 때문이다. 일종의 마인드 컨트롤 연습이라고 생각하기로 했다. 초보와의 게임에는 변수가 많다. 묻지 마 스매싱에 삑사리 나는 공까지 고수들과는 다른 심리전이 펼쳐진다. 심리가 없는 심리전이랄까. 

게임에 임하는 마음은 이기기 위해 하는 것이 아니라 실수를 최대한 줄이기 위해 하는 것으로 생각을 고쳐 먹었다. 상대는 점수를 세지만 나는 내 실수를 세기 시작했다. 집중할 수 없는 상황에서도 집중할 수 있게 만들어야 한다. 더 나아가 연타로 코스를 공략하는 법을 연습한다. 고수들과의 게임에서는 여유를 가질 수 없어서 할 수 없던 것들을 연습하게 된다. 게임에서의 여유를 즐기는 법을 익히는 중이다.

이 연습과 이 방법이 아직 기술이 덜 여문 나이기에 가능한지 모르겠다. 고수 분들도 자신보다 낮은 실력을 가진 사람을 상대할 때 나와 같은 마음이라 생각을 해 본다. 나도 매일 맞수, 고수와 게임하거나 지도받거나 하며 실력 향상의 꿈을 꾼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럴 거다. 하지만 하수, 더 나아가 생초보와의 연습과 게임은 피할 수 없는 일일 수도 있다. 그 속에서 의미를 찾을 때 좀 더 훈훈한 탁구장과 탁구가 되지 않을까 싶다.

그렇다고 매너가 안 좋은 사람들까지 상종할 생각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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